EAT/Priv-ate2018. 9. 5. 15:49

거울 때문에 넓어보인 실내와 맛이 닮은 집



주 활동영역이 신촌-홍대 라인이라 경의선 숲길에 있는 2호점 Con에만 들러봤는데, 이번에 큰맘(?) 먹고 1호점인 연남동 Anh에 가봤다. 마침 웨이팅이 없어 바로 폭염의 짜증이 식탁까지 따라오진 않았다.



Con에는 호이안 다녀온 지 얼마 안 돼서 반쎄오(베트남식 크레페)가 그리워서 갔던 것이고, Anh에서는 다른 에피타이저를 먹어보기로 결심.
'땅콩소스를 곁들인 새우와 돼지고기 스프링롤'(메뉴판에서 1번)을 시켰는데, 에피타이저로서의 역할은 확실하게 해준다. 저 빨간 고추 페이스트는 살짝 남겼다가 이후 나온 메뉴들에도 조금씩 넣어봤는데 나쁘지 않았다. 쌀국수에 딸려나온 생 고추는 아마 넣었으면 혀와 위가 죽었을 듯.



누구에게나 '인생 쌀국수' 하나 쯤은 있겠지만, 나에게는 2011년 프랑스 파리 13구에서 먹었던 쌀국수를 대체할 만한 접근성 좋은 인생 쌀국수가 아직 등장하지 않고 있다. (박찬일 셰프 칼럼 인용) Anh 역시 수도권의 쌀국수 치고는 맛이 진한 편이지만, 아주 인상적이지는 않다. 사실 이 집의 시그니처는 비빔국수 아닌가 싶기도.


사실 이 날 먹으러 간 것은 갑자기 먹고 싶어진 반미(베트남식 바게트 샌드위치) 때문. 반미는 메뉴판이 아니라 거울벽에 적혀 있기에 주문 가능하냐고 의례적으로 물었더니, 역시나 주방에 확인한 후에 주문을 받았다. 사실 저녁 피크타임에 만들기에 반미는 빵 굽고 속 채우고 플레이팅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겠다 싶었다.
Anh에겐 아쉽겠지만 (사실 아쉬울 건 없겠지 ㅎㅎ) 내 인생 반미는 경리단 레호이에서 만났다. 반미의 발상지라는 베트남에서도 먹어봤으나, 맛의 밸런스는 레호이만 못했던 것 같다. 기승전레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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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olfriday
EAT/Priv-ate2018. 9. 3. 13:47

이 정도 퀄리티라면 '호무랑(홈런)'인데, 이름 바뀐 게 아쉽다 ㅎㅎ


신세계 백화점 본점 식당가에 맛있는 오므라이스를 파는 곳이 있다고 해서 길을 나섰다. 이름도 '호무랑'이라고 헀는데, 마침 도착해보니 그새 상호가 바뀌어 있었다. '호무랑'으로 검색해보니 다른 일식 레스토랑이 검색되는 걸로 봐서 상표권 관련 아닐까 싶다. (왜 '까사빠보'가 1971이라는 숫자를 붙이고 있는지는 포스팅 맨 마지막에)



사실 일식집(혹은 이자카야)에서 가성비 면으로만 놓고 보면 늘 주저하게 되는 게 고로케 류인데, 역시 이 집의 게살크림고로케도 가격은 만만치 않다. 다만 아래에 깔린 토마토 베이스 소스가 매우 맛있어서 끝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게살이야 뭐 게살이다



문제의 '토로토로 오므라이스'. 아마도 계란에 밥을 함께 넣어 볶으면서 모양을 잡은 것 같은데 계란은 물론 밥, 양파 등의 재료와 저 두 가지 소스 모두 거의 완벽한 한 접시를 이루고 있다.
가볍지 않은 가격 때문에 생긴 선입견은 한 입 먹은 순간 이미 사라졌고, 어떻게 하면 저 소스를 남기지 않고 먹을지 계속 고민하다가 어느새 한 접시를 다 비웠다. 놀랍게도 배까지 가득 찼다.

'토로토로'가 까사빠보의 오므라이스처럼 계란에 밥을 넣어 함께 볶는 방식인가 싶어 검색해보니, 일드 '런치의 여왕'으로 국내에도 유명해진 형태의 오므라이스를 포함한 수많은 레시피가 나온다. 아마도 반숙에 가까운 계란을 부드럽게 즐길 수 있는 오므라이스의 통칭 아닐까 싶다. (일본 쿡패드 검색결과)



식당가에 위치해서 그런지 별도의 위치 정보가 뜨지 않는다.



"까사빠보"의 유래(링크)


Posted by wolfri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