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18. 9. 16. 00:53

밸런스 잘 잡힌 음식의 완성도는 모든 메뉴에 평등하다. 


아직 뚜벅이인 관계로 여행 때 발이 닿는 곳은 대중교통의 영향권이다.
그런 주제에 유명 (프랜차이즈) 가게의 첫 방문이라면 본점을 선호하게 되는데,  제주 김만복은 제주에 몇 번 가봤어도 그 정보를 전혀 접해보지 못한 곳이다. (어쩌면 김밥이라 더 그랬을지도. 경주의 교리김밥은 남이 모는 차를 타고 갔기에 예외였고...)



제주 하면 연상하는 식재료 중에 전복이 있는데, 김만복의 김밥에는 전복이 들어가 있(다고 한)다.
간장을 주길래 '전복이면 이미 간이나 향이 꽤 셀 텐데'라고 생각했으나, 맨입으로 먹어본 후 간장에 찍어 먹어보니 완전히 다른 메뉴 같다.
간장이 결과적으로 전복과 참기름의 향을 끌어올리면서 계란말이의 단 맛과도 어울려 트렌드인 '단짠'까지 노린다.
이 한 덩어리의 김밥으로도 밸런스가 워낙 좋다 보니 함께 구해온 오징어 무침에 찍어먹을 생각이 1도 들지 않았다.
보통 김밥이나 순대도 떡볶이 국물에 찍어먹는 나에게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사실 '제주김만복'은 아류작으로 불리는 '서울점심'의 아보카도 김밥을 먹어본 후 비로소 알게 된 것인데, 두 메뉴는 약간 다른 영역에 위치해서 단순 비교가 어렵다.
아보카도 김밥은 간이 굉장히 강한 편인데, 이는 주로 기차에서 소비되기 때문에 그렇게 만든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보통 마실 것 하나 정도는 들고 타게 되니까...
간장을 찍고 나서야 비로소 간이 올라오는 제주김만복의 김밥과 포지셔닝에 약간의 차이가 생길 수 있는 지점 아닐까.


Posted by wolfriday
EAT/Priv-ate2018. 9. 9. 23:16

대인께서 어찌 이리 누추한 곳에...



40년 넘은 노포가 뜬금 없는 위치에 지점을 냈다. 특히 이 자리는 홍대 상권에서도 다소 떨어져 있어 들어오는 족족 망해나가는 곳인데, 어쩌다가 이곳을 택하게 됐을까.



혜화칼국수는 안동국시 계열로, 사골 베이스의 국물과 가는 면이 특징이다. 메뉴판을 보면 사실 국시보다는 안주류의 라인업이 더 인상적인데, 우리는 본점보다 더 맛있을지도 모른다는 생선튀김을 주문했다.



대구살로 만든 적당한 크기의 생선튀김은 잡내도 없고 가시도 거의 없다. 레몬즙이나 식초를 뿌려먹는다면 피시앤칩스보다 더 모던한 맛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그러나 간장을 곁들이면 막걸리를 부르는 소리가 귓전에 들리는 듯하다.



가게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차림이 밸런스 맞추기 고민의 결과물이라는 건 알지만, 최근 트렌드(?)에 맞춰 소금 후추를 찍어먹어보았다. 깔끔한 튀김은 여분의 향 없이 간만 맞춰줘도 맛있고, 이 집 생선튀김이 그렇다. 어쩌면 국시보다 메인 메뉴로 꼽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하지만 역시 상호에 들어간 국시(칼국수)도 안 먹어볼 수 없다. 문득 든 생각인데, 수육이나 문어, 생선튀김 등을 안주 삼아 불콰하게 걸친 후 이 국시 한 그릇으로 해장까지 마무리할 수 있지 않을까. 말하자면 이곳은 1차부터 해장까지 모두 끝낼 수 있는 원플레이트 같은 가게로서 어필할 만도 하다는 것.


홍대입구역과 합정역의 정 가운데에 위치해 있어 인근 회사원들이나 찾아올 만한 불리한 입지... 부디 오래 살아남아 시작부터 해장까지 마무리하는 기회를 잃지 않을 수 있기를.


혜화칼국수 서교점 정보(링크)



Posted by wolfri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