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Priv-ate2018. 9. 9. 23:16

대인께서 어찌 이리 누추한 곳에...



40년 넘은 노포가 뜬금 없는 위치에 지점을 냈다. 특히 이 자리는 홍대 상권에서도 다소 떨어져 있어 들어오는 족족 망해나가는 곳인데, 어쩌다가 이곳을 택하게 됐을까.



혜화칼국수는 안동국시 계열로, 사골 베이스의 국물과 가는 면이 특징이다. 메뉴판을 보면 사실 국시보다는 안주류의 라인업이 더 인상적인데, 우리는 본점보다 더 맛있을지도 모른다는 생선튀김을 주문했다.



대구살로 만든 적당한 크기의 생선튀김은 잡내도 없고 가시도 거의 없다. 레몬즙이나 식초를 뿌려먹는다면 피시앤칩스보다 더 모던한 맛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그러나 간장을 곁들이면 막걸리를 부르는 소리가 귓전에 들리는 듯하다.



가게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차림이 밸런스 맞추기 고민의 결과물이라는 건 알지만, 최근 트렌드(?)에 맞춰 소금 후추를 찍어먹어보았다. 깔끔한 튀김은 여분의 향 없이 간만 맞춰줘도 맛있고, 이 집 생선튀김이 그렇다. 어쩌면 국시보다 메인 메뉴로 꼽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하지만 역시 상호에 들어간 국시(칼국수)도 안 먹어볼 수 없다. 문득 든 생각인데, 수육이나 문어, 생선튀김 등을 안주 삼아 불콰하게 걸친 후 이 국시 한 그릇으로 해장까지 마무리할 수 있지 않을까. 말하자면 이곳은 1차부터 해장까지 모두 끝낼 수 있는 원플레이트 같은 가게로서 어필할 만도 하다는 것.


홍대입구역과 합정역의 정 가운데에 위치해 있어 인근 회사원들이나 찾아올 만한 불리한 입지... 부디 오래 살아남아 시작부터 해장까지 마무리하는 기회를 잃지 않을 수 있기를.


혜화칼국수 서교점 정보(링크)



Posted by wolfri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