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이 오기 시작한 고인물 게이머, 잔혹한 자학의 테제.
'100메가 쇼크'로 아케이드를 평정하던 네오지오를 서울 모처의 게임숍에서 구매했었는데, 그 게임숍은 성인이든 아이에게든 코 묻은 돈을 털어가는 곳으로 유명했다.
'콘솔 안의 기계를 빼내고 저가의 업소용 기판으로 바꿔치기해서 판다더라'는 도시전설을 당시에는 철썩같이 믿었는데, 이는 고가의 소프트웨어 롬팩과 콘솔의 접속이 심히 불량하여 수시로 화면이 꺼졌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그 게임기가 우리 집에 잠시 머물렀던 게 벌써 25년 전 쯤이다.
어쨌거나 고3 때 같은 반 친구들(우정이라기보다는 오락의 '오'를 딴 '오정'어린 친구들)이 대학 입학 후에도 종종 우리 집에 놀러오게 만들었던 괴력을 발휘한 그 네오지오의 축소 복각판이 나왔다.
지난 번 아마존 저팬에서 슈퍼패미콤 미니를 구매한 것으로도 모자라 나는 이 잉여로운 기계를 들이고 말았다. 그것도 예약구매로.
직장 동료 중에 역시 고인물 올드게이머가 있어서 한번 시켜보았다.
게임패드는 사지 않을 생각이다. 이 불편함이 나름 존재 가치인 듯.